리더십

[성과관리/평가면담] 협조형 피평가자, “잘 듣는 사람”을 “더 성장하는 사람”으로

By 김원우

2025. 12. 6.

연말 성과 시즌, 편하게 느껴지는 직원들도 있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한지 말씀해 주시면 보완하겠습니다.”
“앞으로 OO 업무는 이렇게 개선해보고 싶습니다.”
“늘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반발도 없고, 억울함을 크게 내세우지도 않고, 면담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협조형’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너무 편해서 오히려 제대로 된 피드백과 성장이 놓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협조형 피평가자를 TIPP의 O-FEAR-S 프레임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스스로 성장하는 사람”으로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이들은 왜 잘 받아들이는 걸까?

이들은 겉으로 보면 리더에게 가장 이상적인 상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다음과 같은 심리가 함께 작동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1) 관계 안정 욕구 –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싶다”

협조형은 대체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합니다.

• 리더와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고
• 조직 내 평판과 신뢰를 지키고 싶고
• “문제 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아쉬운 평가라도 “알겠습니다. 보완해보겠습니다.”라고 수용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죠.

2) 성장 욕구 – “잘하고 싶은 마음은 분명히 있다”

협조형은 성장 의지가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 “부족한 점을 알고 싶다”
•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
• “팀에 더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그림이 부족할 뿐입니다.

3) 기준·방향의 필요 – “그럼,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협조형은 모호한 메시지에 약합니다.

• “대체로 잘했어요.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해주세요.”와 같은 추상적인 말로는 실제 행동이 잘 바뀌지 않습니다.

명확한 기준·예시·행동 단위의 피드백이 있을 때, 비로소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움직입니다.

2. 얼마나 ‘스스로’ 움직이는가

협조형은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는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상/중/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 하 – 리더 의존형 협조자

• “부족한 점 알려주시면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방향·기준·계획을 거의 다 리더에게 맡기는 유형입니다.
🖍️ 리더가 구조를 안 잡아주면 변화도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 중 – 기본 수용형 협조자

• “이 부분은 제가 보완하겠습니다. 대신 이런 점은 어떻게 보셨나요?”
• “다음에는 OO를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 피드백을 잘 수용하고, 스스로도 몇 가지 개선 아이디어를 냅니다.
🖍️ 다만 실행 계획을 세밀하게 잡는 데는 리더의 코칭이 필요합니다.

🔹 상 – 자기주도 성장형 협조자

• “올해 OO는 괜찮았지만, OO는 이렇게 바꿔보고 싶습니다.”
• “내년에는 이런 역할을 더 맡으면서, 이런 기여를 해보고 싶습니다.”

→ 이미 자기 진단 + 실행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 리더가 해줄 일은 “조정·확장·전략적 관점 제공”에 가깝습니다.

3. 상/중/하 별 최소 성공 기준

협조형 면담의 실패는 대개 이렇게 끝날 때입니다.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서로 기분은 좋지만, 아무 것도 안 바뀜)

그래서 유형에 따라 “최소 성공 기준”을 이렇게 잡아볼 수 있습니다.

✅ 하 – 리더 의존형 협조자

• 강점 2가지를 구체적 사례와 함께 인지
• 개선 포인트 1가지를 행동 단위로 제시
- 예: “회의 때 의견을 더 내세요” X
→ “주간 회의에서 최소 1번은 본인 의견을 제안해보기” O
• 실행 계획은 리더와 함께 문장으로 정리
- “다음 사이클에는 ○○을 이렇게 해보겠다”를 직원 입으로 말하게 하기.

✅ 중 – 기본 수용형 협조자

• 강점·기여도를 먼저 직원이 말하게 한 뒤, 리더가 보강
• 개선 포인트는 직원이 먼저 1~2개를 말하게 하고, 리더가 정교화
• 실행 계획은 “직원이 말한 내용을 리더가 다시 정리해주고 합의”하는 수준까지

✅ 상 – 자기주도 성장형 협조자

• 리더의 목표는 ‘수정’이 아니라 ‘확장’
- 더 큰 스케일, 더 전략적 역할, 조직 기여 관점에서 질문하기
• 실행 계획은 직원이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리더는 “리스크 점검·우선순위 조율”만
• 면담 종료 시, “내년에는 한 단계 위의 역할을 노려볼 수 있겠다”는 감각을 갖고 나가면 성공

4. O-FEAR-S 대화 예시

협조형에게는 갈등 관리보다 “강점을 명확히 짚고,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 O – Opening

대화의 목적을 “성장 설계”로 선명하게 깔기

리더

“오늘 면담은 단순히 등급을 전달하는 시간을 넘어서, 올해 OO님이 잘하신 부분을 정리하고, 내년에는 어디를 더 넓혀갈지 함께 설계해보는 시간으로 보고 싶습니다.”

→ “혼나는 자리”가 아니라 “성장에 대한 설계 시간”이라는 방향을 처음부터 세팅합니다.

2) F – Feeling Awareness

올해를 돌아보는 감정·느낌을 간단히 여는 단계

리더

“올해 일하면서 스스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직원

“OO 프로젝트 마무리할 때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어요.”

리더

“그때 OO님이 끝까지 잡아주셔서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생각합니다.”

→ 협조형은 감정보다 경험·보람을 말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 지점을 잘 포착해 강점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3) E – Evidence Clarification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강점과 개선점 모두 짚기

리더

“올해 실적을 보면, OO 지표는 팀 평균보다 높았고, △△ 프로젝트에서는 일정 관리와 이해관계자 조율을 잘해주셨습니다.
다만, 초기 기획 단계에서 본인 의견을 조금 더 선명하게 냈다면 결과물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여지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강점 → 근거 → 아쉬운 지점 순으로 말해야 협조형이 방어감 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4) A – Action Alignment

“그래서, 다음에는 무엇을 바꾸느냐”를 함께 설계

리더

“비슷한 프로젝트가 내년에 또 생긴다면, 이번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직원

“초기 기획 회의에서 제 의견을 좀 더 먼저 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더

“좋습니다. 그럼 첫 킥오프 회의 전에 본인 안을 미리 정리해 오고, 회의에서 최소 1번은 선제적으로 제안한다
이 두 가지를 다음 사이클 실행 포인트로 잡아볼까요?”

→ 협조형에게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단위”까지 구체화가 중요합니다.

5) R – Reinforcement of Growth

“당신의 강점 + 이번에 세운 계획”이 연결돼 있다는 메시지 남기기

리더

“OO님의 강점은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오늘 이야기한 ‘초기 기획에서 먼저 제안하기’가 더해지면, 내년에는 단순 실행자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사람’에 더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협조형은 “기대 받고 있다”는 메시지에서 큰 동력을 얻습니다.

6) S – Summary & Share Feelings

합의를 명확히 정리하고 확인하기

리더

“오늘 정리해보면, 올해 잘하신 부분은 ○○와 ○○, 다음 사이클에 바꿔보기로 한 포인트는 ‘초기 기획에서 먼저 제안하기’, 그 실천 방법으로 두 가지 행동을 정했습니다. 제가 잘 요약한 걸까요?”

직원

“네, 정리해주신 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 여기까지 오면, 협조형 면담은 매우 성공적인 상태입니다.

5. 협조형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트리거’

협조형은 공격형처럼 폭발하지 않고, 억울형처럼 눈물로 호소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의욕을 잃고, 표면적인 수용만 남는 위험이 있습니다.

다음 세 가지는 특히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트리거 1. “그냥 지금처럼만 하세요.” – 모호한 칭찬

•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그대로만 하세요.”
• “크게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

👉 효과
• 당장은 기분이 좋지만, “기준이 없구나, 내 성장은 별 관심 없구나”라는 느낌을 줍니다.
• 실제 행동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 트리거 2. 성과보다 태도만 과하게 칭찬

• “OO님은 태도가 좋아요. 그래서 함께 일하기 참 편합니다.”
• “결과는 조금 아쉬웠지만, 성실해서 괜찮아요.”

👉 효과
• 협조형을 ‘좋은 사람’ 프레임에 가둬버립니다.
• 본인은 “성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 장기적으로는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본인도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 트리거 3. 리더가 실행까지 다 정해주는 피드백

• “다음엔 이렇게, 저렇게, 이건 꼭 이렇게 하세요.”
• “제가 말한 대로만 하면 됩니다.”

👉 효과
• 협조형의 자기 주도성을 떨어뜨립니다.
• “내가 설계한 성장”이 아니라 “시키는 대로 하는 일”로 느껴집니다.
• 시간이 지나면 무기력형으로 변질될 위험도 있습니다.

6. 막막하다면, 이 3가지만 꼭 기억하세요

1️⃣ “수용 = 변화가 아니다.”

• 고개를 끄덕이고 “알겠습니다”라고 말해도, 구체적 행동 계획이 없다면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 협조형 면담의 핵심은 실행 단위까지 같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2️⃣ “강점은 구체적으로, 개선은 작게.”

• 강점은 “어떤 장면에서, 무엇이 좋았는지”까지 말해 주세요.
• 개선은 “한 번에 크게”가 아니라, “다음 사이클에 실험해볼 작고 명확한 행동 1~2개”면 충분합니다.

3️⃣ “협조형은 리더 코칭 역량의 ‘거울’이다.”

• 공격형은 리더의 멘탈을, 냉소형은 리더의 관계 회복 능력을 시험한다면,
• 협조형은 리더의 피드백·코칭 품질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유형입니다.

협조형 피평가자는 리더에게 편안한 상대이지만, 그만큼 리더가 “대충 칭찬하고 넘어가도 티가 잘 안 나는” 위험한 유형이기도 합니다.

이번 성과 시즌에는 단순히 “좋은 사람으로 남겨주는 면담”이 아니라, “당신의 강점 위에, 이런 실험을 더해보면 어떨까요?”를 선물하는 면담을 설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한 번의 대화가, 협조형 구성원의 다음 1년 성장 궤적을 바꿀 수 있습니다.


TIPP 커리큘럼이나 코칭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가요?

TIPP 커리큘럼이나 코칭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가요?

서비스 소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