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성과관리/평가면담] 공격형 피평가자, ‘논쟁’하지 말고 ‘기준'을 지키세요

By 김원우

2025. 12. 3.

연말 성과 시즌이 되면 꼭 한 번은 마주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왜 A입니까? 자기평가는 A+였는데요.”
“그 기준이 공정하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윗선에 직접 이의 제기하겠습니다.”

눈빛은 단단하고, 말은 조리 있게 쏟아지고, 리더 입장에서는 “싸우자는 건가?” 싶은 사람들이죠

이 글에서는 바로 이런 분들, 즉 “논리와 제도, 기준을 앞세워 리더를 몰아붙이는 공격형 피평가자”에 대새 살펴봅니다.
특히, TIPP의 O-FEAR-S 대화 프레임 위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화 구조를 잡을지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1. 이 사람들은 왜 공격적으로 반응할까?

평가 피드백 시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의 심리에는 다음과 같은 의도와 인정 욕구가 있습니다.

공격형 피평가자의 반응은 겉으로는 이렇게 보는데,
“논리로 리더를 이기려는 사람”
“제도와 기준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람”
“윗선을 들먹이며 압박하는 사람”

그들의 심리를 조직·평가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의 3가지 위협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자기가치(Self-worth)에 대한 위협

평가 결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능력에 대한 평가(나는 유능한가?)
조직 내 지위(나는 여기서 어떤 급인가?)
미래 기회(나는 앞으로 어떤 기회를 받을 수 있는가?)
가 한꺼번에 걸려 있습니다.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순간,
뇌는 이를 “내 가치가 떨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반응하죠.

“이건 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야.”
“내가 생각하는 내 위치와, 회사가 보는 내 위치가 너무 다르군.”

이런 시각 차이를 견디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외부(제도·리더·운)로 화살을 돌리는 것이죠.
심리적으로 훨씬 덜 아프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2) 공정성(Justice)에 대한 의심

조직심리학의 절차적 공정성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결과 그 자체보다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결정됐는가”에 더 민감할 때가 많습니다.

기준이 명확히 공유되지 않았거나 프로세스가 불투명하다고 느끼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애초부터 기준이 공정하지 않았어.”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했을 거야.”

이때 나오는 행동이 바로,
기준을 캐묻고
평가/리뷰 프로세스를 파고들고
“누가 결정했냐”를 집요하게 따지는 것입니다.
즉,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시스템이 구멍 난 것이다”라는 증거를 찾고 싶은 거죠.

3) 통제감(Control)을 되찾고 싶은 욕구

기대 이하의 평가 결과는 “이미 끝난 결정”처럼 느껴집니다.

✔︎ 연봉 테이블은 거의 정해졌고
✔︎ 등급도 시스템에 박혀 있고
✔︎ 되돌리기 어렵다는 걸 어렴풋이 압니다.

이때 사람이 가장 괴로운 지점은 “아무 영향력도 없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런 행동으로 통제감을 회복하려 합니다.
상위 리더 호출: “윗선에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식 이의제기 언급: “HR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하겠습니다.”
기준 흠집 내기: “설명이 앞뒤가 안 맞습니다.”

즉, 공격형 피평가자는

“나는 이만큼 했다”는 자기가치,
공정성을 확인 받고 싶은 욕구,
통제감을 되찾고 싶은 욕구
한꺼번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논리적 반박”이라는 방패를 들고 나온 사람들입니다.

2. 얼마나 쉽게 물러설까

얼마나 쉽게 합의 지점까지 오는가”를 기준으로, 상/중/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하 – 쉽게 정리되는 공격형

질문은 많지만, 설명을 2~3번 듣고 나면
- “그래도 아쉽지만, 알겠습니다.”
- 정도에서 정리되는 유형입니다.
면담 후에도 업무 관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 중 – 몇 번 더 밀다가 멈추는 공격형

기준·제도·비교까지 골고루 건드립니다.
- “그래도 납득 안 됩니다.”
- “이건 운의 문제 아니냐고요.”
다만 어느 지점에서는
- “동의는 못하지만, 어쩔 수 없군요.”
- 선에서 멈출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 상 –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공격형

끝까지 “납득 못 한다” 입장을 유지합니다.
“윗선 이의제기”, “제도 문제 제기” 말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잘 잡으면 고성·욕설·문 쾅 닫기 등 파탄 없이 면담 자체는 마칠 수 있습니다.

3. 상/중/하 별 최소 성공 기준

공격형 피평가자를 만나서, “완벽한 합의”를 목표로 잡는 순간 리더는 실패의 길에 서게 됩니다.
유형 별 “최소 성공 기준”을 다르게 잡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1) 하 – 쉽게 정리되는 타입의 최소 성공 기준

평가 기준·절차·결과에 대해 서로 다르게 기억하지 않는 상태까지 설명
직원이 “결과는 아쉽지만, 왜 이렇게 나왔는지는 알겠다.” 정도의 이해에 도달
관계 손상 없이 다음 협업으로 이어짐

2) 중 – 몇 번 더 밀어보다가 멈추는 타입의 최소 성공 기준

여러 번 반박이 오갔지만, 논쟁이 감정 싸움으로 격화되지 않음
결과는 유지하되, 직원이 “동의는 못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는 건 알겠다.” 수준의 현실 인식까지는 도달
이의제기를 하더라도 감정이 아니라 ‘절차’를 통해 하도록 안내

3) 상 –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타입의 최소 성공 기준

면담 중 고성·인신공격·자리 이탈 없이 대화 종료
“싸우겠다”는 방향이 아니라, “필요하면 공식 절차를 통해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는 프레임으로 일단 전환
오늘 대화 내용과 합의된 부분, 끝까지 이견이 남은 부분을 간단한 기록으로 남김

4. O-FEAR-S 대화 예시

1) O – Opening

오늘 자리가 무엇을 위한 시간인지 먼저 세팅하기
리더

“오늘 대화가 편하게 들리진 않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평가가 어떤 기준과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지는 서로 다르게 기억하지 않도록 맞춰두고 싶습니다.”

🖍️ “해피엔딩”이 아니라, “기준·과정·사실을 오해 없이 맞추는 자리”라는 신호를 깔아둡니다.

2) F – Feeling Awareness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그럴 수 있다” 수준에서 인정

직원

“솔직히 저는 A+라고 생각했는데, A라니 납득이 안 됩니다.”

리더

“그렇게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는 A+ 수준이라고 믿고 계셨는데 결과가 A로 나오면 억울하고, 기준이 더 궁금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 여기서 논쟁으로 가지 않고, “느낌만 인정”하고 멈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3) E – Evidence Clarification

기준 → 절차 → 개인 성과 순으로, 구조 보여주기

직원

“그럼 A+에서 A로 왜 내려간 겁니까? 객관적인 설명을 해 주세요.”

리더

“먼저 회사의 공식 기준부터 말씀드릴게요.
A+는 전체 인원 중 일부에게만 부여하는 상위 등급입니다.
그래서 팀에서 제안한 등급은 본부/실 단위의 리뷰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그 자리에서 각 조직장이 모여 목표 대비 성과, 목표 외 추가 성과, 조직 차원의 기여도를 비교·조정하면서 회사 전체 관점에서 A+ 대상을 선정합니다.
○○님 등급도 이 절차를 거쳐 A로 확정됐습니다.

○○님의 올해 성과를 보면, ○○ 프로젝트는 목표 대비 △△ 수준까지 달성하셨고, ○○ 지표는 팀 평균보다 높은 편입니다.
이 부분은 저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다만 A+를 받은 분들은 여기에 더해 목표를 크게 초과 달성했거나 조직 차원의 핵심 이슈를 주도해 해결한 사례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님은 상위권(A) 성과임은 분명하지만, 회사 전체의 A+ 기준과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 논점이 옆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기준 → 절차 → 개인 성과”의 레일에서 계속 말합니다.

4) A – Action Alignment

앞으로는 “어떻게 다르게 할까”로 연결

리더

“○○님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경험을 기준으로, 다음 사이클에 무엇을 다르게 가져갈지도 함께 보고 싶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온다면, 이번과 다르게 해보고 싶은 행동이 있으실까요?”

직원

“다음에는 초기 목표를 좀 더 공격적으로 잡고, 중간에 제가 먼저 추가 과제를 제안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리더

“네, 그런 접근은 분명히 A+ 기준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향입니다.
그럼 다음 사이클에서 목표 설정 단계에서 본인이 먼저 제안할 것, 중간에 추가 기여 기회를 찾을 것, 이 두 가지를 집중 포인트로 잡아볼까요?”

5) R – Reinforcement of Growth

“실패자”가 아니라 “다시 해볼 사람”이라는 메시지 남기기

리더

“이번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많이 아쉬우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오늘 대화에서 ○○님이 도망가지 않고 기준·과정을 끝까지 확인하려고 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태도 위에 방금 말씀하신 실행 계획이 더해지면, 다음 사이클에는 A+를 향해 갈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6) S – Summary & Share feelings

“리더 혼자 정리”가 아니라 “함께 합의”

리더

“오늘 정리해 보면, 올해 회사 기준과 등급 결정 과정, 그 안에서 ○○님의 위치, 다음 사이클에서 다르게 해보기로 한 행동, 이 세 가지를 함께 맞춰봤습니다.제가 정리한 내용이 ○○님께도 이렇게 이해되고 있을까요?”

직원

“결과에는 여전히 아쉽지만, 기준과 과정은 이해했습니다.
다음에는 말씀드린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져가 보겠습니다.”

5.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폭발 트리거’ 3가지

공격형 피평가자는 리더의 한마디에 의해 반응 강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다음 세 가지는 특히 폭발 트리거라서 꼭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 트리거 1. “저도 어쩔 수 없어요.” – 리더의 ‘피해자’ 선언

“사실 저도 동의하지 않는데, 위에서 그렇게 정한 겁니다.”
“저도 마음은 같은데, 어쩔 수 없어요.”

👉 효과
리더의 영향력·신뢰·존중이 한 번에 무너집니다.
직원은 “이 사람은 아무 힘도 없는 전달자”라고 낙인찍고, 이후 협업·신뢰·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집니다.

🔴 트리거 2. 감정을 평가/축소하는 표현

“너무 감정적으로만 보시는 것 같습니다.”
“흥분하지 마시고, 이성적으로 보시죠.”
“그 정도로 화낼 일은 아니지 않나요?”

👉 효과
“내 감정을 무시당했다”는 느낌 → 분노·방어 2단 점프
그 순간부터는 어떤 기준·근거를 보여줘도 마음이 닫힌 상태가 됩니다.

🔴 트리거 3. 결론을 못 박는 단정적 언어

“어쨌든 회사 기준상 제가 맞습니다.”
“결과는 바뀔 수 없으니까 이 논의는 의미 없습니다.”
“그래도 결국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 효과
“대화가 아니라 입 막기구나”라는 인상을 줍니다.
통제감 상실이 극대화되면서 “윗선 메일”, “노조/HR 문제 제기” 등 더 큰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5. 막막하다면, 이 3가지만 꼭 기억하세요

1️⃣ “해피엔딩이 아니라, ‘정직한 엔딩’을 목표로 한다.”

웃으며 나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틀린 말 없이, 기준·과정·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남기는 것, 이것이 리더의 1차 목표입니다.

2️⃣ “감정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존중 대상이다.”

분노·억울함·실망은 이상 반응이 아니라 정상 반응입니다.
감정을 지우려 하지 말고 짧게 인정한 뒤, 다시 기준·사실의 축으로 옮겨오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3️⃣ “내가 지켜야 할 것은 ‘좋은 사람 이미지’가 아니라 ‘대화의 중심축’이다.”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다 보면 윗선 탓, 제도 탓,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나오기 쉽습니다.
리더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 기준을 흐리지 않는 것
- 비겁하게 책임을 피하지 않는 것
- 나중에도 설명 가능한 근거와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공격형 피평가자는 리더의 멘탈과 대화 구조 설계를 동시에 시험하는 어려운 상대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논쟁이 아니라 기준과 흐름을 지키는 리더십”을 가장 빠르게 성장시켜 주는 유형이기도 합니다.

이번 성과 시즌에는 “말싸움에서 이기려는 팀장”이 아니라, 깐깐하지만 틀린 말은 하지 않는 팀장으로 서 보시기를 응원합니다.

TIPP 커리큘럼이나 코칭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가요?

TIPP 커리큘럼이나 코칭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가요?

서비스 소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