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성과관리/평가면담] 고성과자, ‘칭찬’과 ‘긴장감’의 균형을 잡아라!

By 김원우

2025. 12. 1.

연말 성과 시즌이 되면, 리더들의 머릿속에는 몇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팀을 먹여 살린 에이스, 항상 믿고 맡기는 담당자, “저 친구 없었으면 올해 큰일 났다” 싶은 고성과자들입니다.
문제는, 이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어떻게 건넬지 생각하는 순간부터 리더의 마음이 복잡해진다는 점입니다.

‘이 정도면 더 해달라고 하기도 미안한데…’
‘그렇다고 그냥 칭찬만 하고 보내면, 이 친구 성장도 멈추는 거 아닌가?’
‘계속 무리시키다 나가버리면 어떡하지…’

고성과자 피드백은 늘 고마움·미안함·기대·불안이 한꺼번에 얽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리더가 고성과자 피드백에서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피드백 기준선에 대해 살펴봅니다.

1. 고성과자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

고성과자를 앞에 두고 앉으면 리더는 동시에 두 가지 부담을 느낍니다.

✓ “이 정도면 더 해달라고 하기도 미안하다” - 죄책감과 부담감
✓ “그래도 여기서 멈추면 아깝다” - 기대와 욕심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장면이 자주 벌어집니다.

• “이번에 진짜 수고 많았어요. 그대로만 해주세요.” → 따뜻하지만, 성장은 멈추는 피드백
• “좋았어요. 근데 이제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봐야죠.” → 성장은 자극하지만, 사람을 서서히 소진시키는 피드백

한쪽으로만 기울면, 고성과자는 금방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 “여기는 그냥 이만큼만 하면 되는 회사구나.”
• “여긴 내가 더 잘해도 끝없이 더 바라는 회사구나.”

리더가 가져가야 할 관점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를 안전하게 느끼게 해주는 축 하나,
여기서 멈추기엔 아직 아깝게 만드는 축 하나.

이 두 축을, 1️⃣ 칭찬·격려·지지, 2️⃣ 성장을 위한 ‘적당한’ 긴장 유지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각 축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말로 구현할 수 있는지를 실제 장면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 칭찬·격려·지지 - 결과가 아닌, 과정과 선택을 인정하세요

고성과자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감 넘쳐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 ‘이번에 잘 된 건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
• ‘다음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 ‘이 정도 해도 아무 얘기 없으면, 그냥 여기서 멈추라는 신호인가?’

리더가 구체적인 인정 없이 “수고 많았어요” 수준의 말만 반복하면, 고성과자는 조용히 마음을 접습니다.

“어차피 더 잘해도 티가 안 나는구나. 그럼 굳이 더 힘쓸 필요 없지.”

✔ 과정·선택 인정의 중요성

‘결과만 보는 리더’라는 인상을 받으면, 고성과자는 가장 먼저 마음을 뺍니다.
보고서 숫자만 언급하고, 중간에 감수했던 위험·판단·갈등 조율은 말해주지 않으면, “성과의 겉만 본다”는 감정이 쌓입니다.

고성과자는 ‘성공’보다 ‘내 선택이 이해됐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야근 횟수가 아니라, 책임 떠넘기기 쉬운 상황에서 본인이 “결정을 떠안았던 순간을 알아봐 주는가”가 핵심입니다.

토닥임이 없으면, 이후에 주는 긴장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안전감 없는 긴장은 “나를 키우려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더 뽑으려는 수단”으로 느껴집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1) “잘했어요” 대신, “이 부분을 특히 높게 봅니다”라고 말하세요

❌ “이번에 진짜 잘하셨어요. 고생 많았습니다.”
✅ “이번에 일정이 한 번 크게 흔들릴 뻔했을 때, 이해관계자들 다시 모아서 정리하신 거 있잖아요.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그 판단을 제일 높게 보고 있습니다.”
→ 결과가 아니라, “언제,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콕 집어서 말해 주세요.

2) 숫자·성과 요약 전에, “당신 덕분에 판이 안 무너진 순간”을 먼저 언급하세요

예를 들어, 대화를 이렇게 여실 수 있습니다.

“지표나 결과는 이미 다 공유되어 있으니, 저는 오늘 그 중간에 한 번 크게 꼬였을 때 판을 다시 세우신 그 장면부터 먼저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그 선택이 아니었으면, 팀 전체 일정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고성과자는 이렇게 느낍니다.

“아, 이 리더는 나를 숫자 찍는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판을 붙들고 가는 사람으로 보고 있구나.”

3) ‘내 편’이라는 신호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말보다 강력한 건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인정입니다.

• 팀/조직 단위 공유 자리에서, “○○님이 중간에 이 부분을 정리해줘서 가능했습니다.”라고 이름과 행동을 함께 언급하세요.
• 결과 메일·타운홀 자료에서,“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까지 한 줄이라도 추가해 주세요.
• 당사자에게는 이렇게 한 번 정도는 말해 주세요.

“이번 성과 공유할 때, ○○님이 어떻게 풀어갔는지까지 같이 얘기할 생각입니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공식 기록에 이름을 남겨주는 보호막입니다.
고성과자에게는 “이 조직에서 내 존재가 분명히 보이고 있다”는 강한 지지 신호가 됩니다.

3. 성장을 위한 긴장 - “지금도 좋다. 그래서 더 아깝다”

토닥임만 있는 조직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 “그대로만 해 주세요.”
• “항상 고맙습니다. 지금처럼만 해 주세요.”

처음엔 좋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성과자는 이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 이 회사는 나에게 이 레벨만 기대하는구나. 그러면 굳이 더 올라갈 필요는 없겠다.”

반대로, 긴장만 있는 조직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좋아요. 그런데 이 정도는 이제 기본입니다. 내년엔 여기서 한 번 더 올려야죠.”

몇 번은 버팁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조용히 사라집니다.

리더의 역할은 “토닥임과 긴장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긴장을 압박이 아니라 “다음 레벨의 그림”으로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 긴장 유지의 필요성

1) 고성과자는 자기 방식이 한 번 검증되면, 정체되기 쉽습니다.
“이 방식이면 어디서든 평균 이상은 한다”는 확신이 생기면 굳이 새로운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습니다.

2) “이 정도면 됐지”라는 감각이 생기는 순간, 성장 속도는 바로 떨어집니다.
겉으로 보기엔 여전히 잘하지만, 내적으로는 이미 플래토(plateau)에 들어가 있습니다.

3) 긴장이 없으면, 회사에 대한 기대도 같이 낮아집니다.
“여긴 이 정도 선에서 대충 맞추면 되는 곳이구나.” 그리고 마음 한켠에서 다른 옵션을 보기 시작합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1) 칭찬을 “마침표”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쓰세요

❌ 마침표형

“이번에 정말 잘하셨어요. 그대로만 해주세요.”
→ 메시지: “여기서 멈추셔도 됩니다.”

✅ 출발점형

“이번에 솔직히, 더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잘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이걸 ○○님 역할을 한 단계 더 키울 수 있는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 메시지: “이 정도에서 끝내기엔, 당신이 아깝습니다.”

2) “더 열심히”가 아니라, “다음 단계의 역할”을 함께 정의하세요

고성과자에게 “조금만 더 해 주세요”라는 말은 힘이 없습니다. 이미 충분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역할 레벨을 한 칸 올려서 이야기해 보세요.

• “올해는 ○○ 영역에서 개인 기량을 증명하셨다면, 내년에는 이 영역에서 팀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사람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가 보셨으면 합니다.”
• “지금까지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사람’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어려운 프로젝트가 생기면 사람들이 먼저 찾는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고성과자는 “일 더 해라”에는 지치지만, “다음 레벨의 그림”에는 surprisingly 잘 반응합니다.

3) “아까움”이라는 언어를 한 번 써보세요

압박 대신 쓸 수 있는, 현실적인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수준에서 멈추기에는, 솔직히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말은

• “아직 많이 부족하다”가 아니라,
• “지금도 충분히 잘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손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예시 대화:

“이번에 하신 수준이면, 사실 어디서든 충분히 좋은 평가 받으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정도에서 멈추기에는 ○○님이 조금 아깝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는 ○○와 같은 역할까지도 같이 바라보고 싶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들리세요?”

압박이 아니라 ‘함께 욕심을 내보자’는 제안으로 들리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4. 두 축을 동시에 - 팬처럼 시작해서 코치로 끝내기

실전에서 리더가 기억하면 좋은 것은 순서입니다.

1) 먼저, “당신의 팬인 사람”으로 시작하고
2) 그다음, “당신의 코치인 사람”으로 끝내는 것

하나의 1:1 대화를 예로 들면, 흐름은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1. 지지(팬 모드)

    “이번 ○○ 프로젝트는 결과도 좋았지만, 중간에 한 번 크게 흔들렸을 때 다시 판을 세우신 그 판단을 저는 제일 높게 보고 있습니다.”

  2. 의미 해석

    “이 정도면 단순히 ‘일을 잘하는 담당자’가 아니라, 이쪽 영역에서 판을 조정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3. 긴장 설정(코치 모드)

    “그래서 다음 단계로는, 이 영역에서 ‘팀을 대표하는 기준을 만드는 사람’까지도 같이 고민해 보고 싶어요.
    이 얘기는 부담스럽게 느껴지시나요, 아니면 해볼 만하다에 더 가깝게 느껴지시나요?”

이 정도 톤이면, 고성과자는 “또 더 하래”가 아니라, “이 리더는 나를 지켜보면서, 지금도 인정해주고, 다음 그림까지 같이 그리려 하는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5. 고성과 피드백이 막막할 때,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고성과자와의 피드백이 막막할 때, 복잡하게 전략을 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딱 두 가지 감정만 세팅해 주시면 됩니다.

1️⃣ “지금의 나는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는 안정감
2️⃣ “여기서 멈추기엔 내가 너무 아깝다”는 에너지

이 두 감정이 동시에 채워질 때, 고성과자는 비로소 현재에 머물 이유다음 단계로 향할 이유를 한꺼번에 갖게 됩니다.
안전함 위에서만 도전이 가능하고, 인정받는다는 감각이 있어야 욕심도 다시 살아납니다.

리더가 만들어주는 이 감정의 프레임은 고성과자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번역됩니다.

“지금의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 다음의 나를 함께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이 두 문장이 단단하게 자리 잡는 순간, 고성과자는 조직에 남아 버티기 위한 ‘이유’와 스스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결국, 리더십은 거창한 코칭 스킬이 아니라 사람을 지켜주고, 사람을 끌어주는 두 축을 동시에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당신이 이끌고 있는 고성과자들이 지치지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스스로 더 큰 역할을 떠올릴 수 있도록—
오늘 대화 하나를 통해 그들의 다음 1년을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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