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성과관리/평가면담] 저성과자, ‘지적’하는 대신 ‘변화의 계기’를 만드세요

By 김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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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3.
연말 성과 시즌이 되면, 리더에게는 두 종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팀을 끌고 가는 에이스, 그리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저성과자들입니다.고성과자에게는 “고맙고, 미안하고, 더 바라기도 하는” 복잡한 마음이 들어간다면, 저성과자에게는 보통 이런 감정들이 올라옵니다.
• “어떻게 얘기해야 상처를 덜 받을까…”
• “그래도 부족한 건 분명한데, 너무 세게 말하면 더 무너지는 거 아닌가…”
•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하는지, 기준을 분명히 해야 하는지…”그래서 저성과자 피드백은 종종 이렇게 흘러갑니다.
• 위로만 하다가 “다음엔 더 잘해봅시다”로 끝나는 대화
• 혹은 지적만 쌓아두다가 관계만 어색해지는 대화이 글에서는 저성과자 피드백을 준비하는 리더가 기억하면 좋을 TIPP의 O-FEAR-S 대화 프레임을 면담 장면에 맞게 풀어보았습니다.
1. 저성과자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
저성과자를 앞에 두고 앉으면, 리더 마음에는 두 가지 목소리가 동시에 나옵니다.
• “너무 상처 주면 안 될 텐데…”
• “하지만 팀을 생각하면 이대로 넘어가선 안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이런 극단으로 흐르기 쉽상입니다.
1) 위로형 피드백
“이번에는 결과가 좀 아쉽긴 했지만, 과정도 힘들었죠.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다음에 더 잘해봐요.”
→ 당장은 편안하지만, 성과 기준이 흐려지고, 개선을 위한 의지나 계획도 없습니다.
2) 지적형 피드백
“이번 결과는 정말 기대에 못 미쳤어요. 이렇게 되면 팀 전체에 부담이 됩니다. 이걸 이렇게 하면 안 되죠.”
→ 사실관계는 맞을 수 있지만, 상대도 알고 있는 부분을 다시 얘기했을 뿐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다시 시도할 힘도 사라집니다.
🖍️ 저성과자 피드백에서 리더가 설계해야 하는 건 “혼낼까, 덮어줄까”의 선택이 아닙니다.
2.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적’이 아닙니다
“저성과자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날카로운 지적이 아니라,
자기 효능감(‘다시 해볼 수 있겠다’는 감각)을 회복시키는 대화입니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 “이번 프로젝트는 솔직히 잘 안 됐지…”
• “팀에 민폐 끼치는 건 아닐까…”
• “회사가 불안한데, 다음 인사 때 어떻게 되는 거 아닐까?”
따라서, 문제 목록을 더 길게 늘어놓는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즉, 개선을 위한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죠.
결국,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은 다음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현실을 부정하지 않되 (성과의 부족함은 분명하게 짚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감각을 심어주는 것
3. 미팅 전에 먼저 설계해야 할 3가지 ‘심리 세팅’
많은 리더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저성과자 면담이 방어적인 실랑이가 될지, 개선 방향을 함께 찾는 시간이 될지는 ‘미팅 이전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가’에 따라 정해집니다.
다음에 미팅 전 리더가 스스로 정리해야 할 심리적 목표를 제시합니다.
1) 방향 명확히 하기 (Direction Reset)
성과 피드백 대화의 목적을 먼저 정의합니다.
“결과를 꾸짖는 자리가 아니라, 성과 기준을 다시 세우고 방향을 리셋하는 시간.”
이 방향성이 잡혀야, 면담 중 리더의 톤과 질문도 자연스럽게 그 기준 안에 머물게 됩니다.
2) 현실 직면하기 (Reality Check)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덮어주면 안 됩니다. 이번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정하고, 그 원인과 패턴을 함께 복기하는 자리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괜찮아요, 다 잘 될 거예요”가 아니라
“성과가 안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오늘은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같이 짚어보려 합니다.”
라는 선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3) 책임감 일깨우기 (Ownership Activation)
저성과자 피드백의 목표는 “위로받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 “자신의 성과를 다시 책임질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이 사람이 다시 성과를 만들 구체적인 방법을 갖고 나가게 하려면, 어떤 질문과 구조를 잡아야 할까?”
이 세 가지 심리 세팅이 되어 있으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꾸중”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재설계” 쪽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4. O-FEAR-S: 저성과자를 다시 일으키는 6단계 대화법
저성과자를 위한 TIPP의 O-FEAR-S 대화 구조를 면담 장면에 맞게 정리합니다.
1) 오프닝 (Opening) – 방어를 낮추는 첫 문장
처음부터 “이번 성과는요…”로 들어가면 상대는 바로 방어 모드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오프닝의 목적이 “이 자리가 혼나는 자리가 아니라, 복기와 개선을 위한 시간”이라는 신호를 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시작해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결과를 탓하기보다는, 어디서부터 흐름이 어긋났는지 함께 짚어보고 다음엔 어떻게 다르게 해볼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상대는 “오늘 나를 무너뜨리려는 게 아니라, 다시 세우려는 대화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2) 감정 마주하기 (Feelings) – 감정을 묻지 않으면, 사실도 안 보입니다
성과가 좋지 않았던 사람일수록, 자기 비난과 불안이 꽉 차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왜 안 됐을까요?”로 들어가기보다, 먼저 감정을 한 번 받아주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 “이번 결과 나오고 나서, 스스로는 어떻게 느끼셨어요?”
• “요즘 일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지점이 어디였나요?”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맞다/틀리다”를 평가하지 않고 들어주는 것입니다.
감정이 조금 내려와야 비로소 사실과 원인을 함께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3) 근거 탐색 (Evidence) – ‘변명 찾기’가 아니라 ‘패턴 찾기’
이제 구체적인 장면과 근거를 함께 봅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포인트는, 리더가 “심판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리뷰어”의 자세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입니다.
• “일정이 처음 계획에서 어긋나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였나요?”
• “그때 어떤 선택들을 하셨고, 지금 돌아보면 무엇이 아쉽게 느껴지세요?”
• “비슷한 어려움이 반복됐던 구간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목표는 “이 사람은 안 된다”는 결론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패턴으로 성과가 흔들리는가”를 함께 찾는 것입니다.
4) 실행 정렬 (Action Alignment) – “다음엔 뭐가 달라질까?”를 구체화
저성과자 피드백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마무리 멘트는 이겁니다.
“그럼 다음에는 더 잘해봅시다.”
문제는, 어떻게가 빠진 “더 잘해봅시다”는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실행 정렬 단계에서 리더는 이렇게 질문해야 합니다.
•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온다면, 이번과 다르게 해볼 수 있는 행동이 뭐가 있을까요?”
• “다음 사이클에서는, 가장 먼저 바꿔보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가요?”
• “그 행동을 해보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어떤 부분일까요?”
여기까지 오면 대화는 “지적”에서 작은 실험 계획을 함께 세우는 시간으로 바뀝니다.
5) 성장 강화 (Reinforcement of Growth) –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사람’으로 보기
저성과자 면담이 끝났을 때 상대 머릿속에 이런 문장이 남으면 좋습니다.
“나는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성과 면담에서, 실행 계획만 세우고 끝내지 말고,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하는지”를 한 번 더 물어보라고 제안합니다.
• “이번 계기를 통해, 본인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으세요?”
• “다음 사이클이 끝났을 때, 스스로에게 ‘이건 나 정말 달라졌다’라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뭐였으면 좋겠나요?”
그리고 리더는 이렇게 정리해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결과가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저는 오늘 대화에서 ○○님이 책임을 피하지 않고 어떻게 바꾸겠다는 말을 꺼낸 걸 높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그 지점에서 이미 성장이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한 문장은 평가의 상처를 “성장 서사”로 바꿔줍니다.
6) 요약 & 소감 청취 (Summary) – ‘리더 혼자 정리’가 아니라 ‘함께 합의’
마지막으로, 리더가 간단히 정리하고 상대의 입으로 다시 한 번 말하게 하는 단계입니다.
✔︎ 리더가 다음과 같이 요약합니다.
“오늘 이야기한 걸 정리해보면,
• 이번 결과가 아쉬웠던 이유는 ○○와 ○○였고
• 다음 사이클에서는 △△를 가장 먼저 바꿔보기로 했고
• 그 과정에서 저는 □□ 부분을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잘 정리한 걸까요?”
✔︎ 그리고 이렇게 물어봅니다
• “오늘 대화가 ○○님께는 어떻게 들리셨나요?”
•“혹시 제가 놓쳤다고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 질문은 “윗사람이 통보하고 끝낸 대화”가 아니라 “함께 재설계한 약속”이었다는 느낌을 남겨 줍니다.
5. 막막하다면, 이 두 문장만 기억하세요
저성과자 피드백이 막막하게 느껴지실 때, 복잡한 모델을 모두 떠올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의 딱 두 가지 문장만 기억해 주세요.
1️⃣ “이 대화는 실패를 추궁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힘을 세우는 시간이다.”
2️⃣ “지금 결과는 분명 부족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다르게 할지’를 함께 설계한다.”
이 두 문장이 리더의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 잡으면, 톤도, 질문도, 마무리도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 지적은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한 최소한으로,
✔︎ 대부분의 에너지는 회복과 재시도 설계에 쓰이게 됩니다.
결국, 리더십은 사람을 꺾는 언어가 아니라, “다시 시도할 수 있게 붙들어 주는 구조를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당신이 이끌고 있는 저성과자들이 ‘낙인 찍힌 사람’이 아니라, “한 번 흔들렸지만, 다시 일어날 사람”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오늘 한 번의 피드백 대화가 그들의 다음 1년을 바꿀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