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타사사례/조직문화] 활력 없던 조직을 바꾼 건 유쾌함이 아닌 ‘무조건적 수용’

By 김원우

2025. 12. 15.

#조직문화 #심리적안정감 #리더십 #무조건적수용 #팀장코칭 #감정기반질문 #신뢰형리더십 #조직심리 #칼로저스

“분위기가 왜 이렇게 조용해졌을까요… 활력이 안 올라와요.”

조직 문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활력’, ‘끈끈함’,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리더들의 말 속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그들이 진짜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은 시끄러운 활력이 아니라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조직, 즉 심리적 안정감이 깔린 조직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번에 소개할 리더 역시 그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나는 진중하고 과묵한 스타일인데, “요즘 MZ는 활력, 유쾌함을 좋아한다”는 말들 사이에서 유쾌한 리더를 흉내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그렇게 유쾌한 사람이 아니라서요… 그래서 팀이 안 살아나는 건가 싶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 리더가 ‘분위기를 띄우는 리더’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설계하는 리더’로 전환한 실제 코칭 사례와,
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Carl Rogers의 ‘무조건적 수용(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개념을 소개합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스토리를 약간 각색하고, 이론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1. 조직을 활력 있게 만들고 싶은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회의 시간에 농담을 던져봐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사람들이 조용하면 ‘내가 재미가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고,
예전 회사의 초창기 시절처럼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데,
직원들은 조심스러워 보이고, 저도 점점 말을 아끼게 돼요."

평소 진지한 성향의 리더는 부서의 분위기를 설명한 후,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끈끈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뭐라도 재밌게 해보려고 하는데… 제가 유쾌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더 부자연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리더의 하소연 속에서 “내 성격 때문에 팀이 활력 없는 건 아닐까?”라고 하는 조용한 죄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더님이 생각하시는 ‘끈끈함’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잠시 생각에 잠긴 리더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예전 회사 초기에는요, 서로 챙기고, 농담도 하고, 야근하면 같이 밥 먹으러 가고… 그냥 서로를 믿는 느낌? 그런 게 있었어요. 그때 분위기가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활력’이라고 표현했지만, 정작 그의 기억 속에서 꺼낸 것은 에너지나 성과, 속도가 아닌, ‘믿는 느낌’, ‘좋은 기억’ 같은 정서의 언어였죠. 회의가 얼마나 활발했는지,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가 아니라, 조직 안에 있었을 때의 마음 상태를 얘기한 것이죠.

2. 끈끈함은 분위기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의 결과

흐릿했던 대화의 초점이 분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리더님, 리더님이 원하시는 건 더 유쾌한 팀이 아니라, 그때 느꼈던 심리적 안정감인 것 같아요.
서로 조심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관계가 이어지는 상태같은…"

리더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이요?”

심리적 안전감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했습니다.

“그 시절 서로 챙기고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머 센스가 좋아서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를 해도 부정당하지 않겠지', '공격받지 않겠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겠지'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뜻이죠.”

그런 감각이 쌓이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농담도 하고, 의견도 내고, 서로를 챙기게 됩니다.
결국, 끈끈함이란 결과인 것이고, 그 바닥에는 심리적 안정감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엔 서로 실수를 해도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요즘은… 다들 괜찮다고는 하지만, 속으로는 조심하는 느낌이 있고요.”

“그렇다면, 리더님의 직원들은 지금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그는 한 박자 늦게, 조용히 답했습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대화는 ‘분위기를 어떻게 띄울 것인가’가 아니라, "직원들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로 선회했습니다.

3. 무조건적 수용 – “사람과 행동을 분리해서 보는 태도”

이 지점에서 코치는 한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조직이나 리더십 이론이 아닌, ‘사람은 언제 변화하는가’를 평생 연구한 인물, 바로 칼 로저스(Carl Rogers)입니다.

그는 수많은 상담 현장에서 한 가지 공통된 장면을 반복해서 목격했습니다.

강하게 지적받을수록 사람은 방어했고
논리적으로 설명할수록 사람은 침묵했고
“왜 그랬는지 말해봐”라는 질문 앞에서 사람들은 더 숨었습니다

반대로, 예상과 다른 장면도 있었는데,

•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는데도,
• 행동을 합리화해 주지 않았는데도,
• 단지 “당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태도 앞에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선택하는 사람들…

칼 로저스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중요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사람은 평가받고 있을 때가 아니라, 존재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 변화한다.”

이를 토대로 정리한 개념이 바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소위 "무조건적 수용"입니다.

무조건적 수용이란?

무조건적 수용은 오해를 가장 많이 받는 개념 중 하나입니다.

❌ 모든 행동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고
❌ 문제를 눈감아 주는 것도 아니며
❌ 책임을 묻지 않는 태도도 아닙니다

핵심은 단 하나, “사람과 행동을 분리해서 보는 태도”입니다.

✔︎ “당신이라는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
✔︎ “이 행동은 다시 다뤄야 한다”를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관점

직원들이 자신의 존재 전체가 부정당한다고 느끼는 순간 더 이상 변화할 수 없으며, 변화는 정체성이 안전할 때만 일어난다는 뜻이죠.

무조건적 수용이 중요한 이유

조직에서 리더의 말 한마디는 피드백이 되기도 하고, 평가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정체성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했어요?”
“그건 기본이 안 된 거에요.”
“요즘 직원들 태도가 문제죠.”

리더는 행동만을 지적했어도 직원들은 "내가 부족한 사람이란 뜻이군", “인정받지 못하고 있군.”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뇌는 변화를 멈추고 방어 모드로 들어가는데, 이후로는 변명, 침묵, 회피가 이어지고, 건설적인 학습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당신이라는 존재는 안전하다.
그래서 우리는 행동을 함께 다룰 수 있다.”

이 메시지가 깔릴 때, 직원들은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를 갖게 됩니다.

4. '무조건적 수용'의 활용법

“그럼… 무조건적 수용이라는 걸, 실제로 어떻게 써야 하나요?”

많은 리더들이 다음과 같은 혼란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러면 뭐든 다 받아줘야 하나요?”
✔︎ “문제 행동도 그냥 넘어가야 하는 건가요?”
✔︎ “그러다 보면 기준이 흐려지지 않나요?”

무조건적 수용은 태도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대화 구조’의 문제입니다.
핵심은 "감정과 정체성을 먼저 수용하고, 피드백은 행동에만 하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죠.

1) 무조건적 수용은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대부분 리더들의 대화는 "행동 지적 → 이유 설명 → (뒤늦은) 수습용 인정" 순으로 흘러갑니다.
예를 들어,

“이번 보고서 구조가 많이 아쉬웠어요. 이런 식이면 다음에는 곤란합니다.
물론 ○○님이 노력한 건 알고 있어요.”

잘 해보려는 의도와 달리, 직원들의 귀에는 이렇게 들릴 수 있죠.
“결국 나는 부족하구나.”

🖍️ 무조건적 수용을 적용하면, 순서가 바뀝니다.
존재·의도 수용 → 행동 피드백 → 함께 조정

예를 들면,

“이번 과제에 ○○님이 신경 많이 쓴 건 느껴졌어요.
그 점은 분명히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보고서 구조는 이런 방향으로 조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같이 한번 정리해볼까요?”

중요한 건, 문장의 ‘부드러움’이 아니라 전달되는 메시지의 구조입니다.

"당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행동할 수 있습니다."라는 구조가 깔릴 때, 직원들은 방어하지 않고 대화에 남아 있게 됩니다.

2) 리더가 바로 써볼 수 있는 ‘무조건적 수용 문장’

다음은 자신의 톤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문장들입니다.

• “○○님이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는 이해했습니다.”
• “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 “○○님을 신뢰하는 마음과, 이 이슈를 다뤄야 한다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 “사람에 대한 제 평가는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행동은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 문장들의 공통점은 하나, "사람은 안전하게 지키고, 행동만 테이블 위에 올린다."입니다.
이 태도가 반복될수록 팀원들은 점점 덜 조심하게 되고, 덜 방어하게 되며, 더 솔직해집니다.
그때부터 조직에는 리더가 그토록 원하던 ‘활력’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 “”
로 이어가면,
이 글의 메시지가 매우 단단하게 완성됩니다.

🎯 리더십 스킬/TIP 세부 설명(링크)

[리더십스킬/TIP/피드백] 활력 없는 조직을 바꾸는 칼로저스의 ‘무조건적 수용’ 피드백

5. 리더십에도 당신만의 톤이 있습니다

많은 리더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내 성격이 이래서…”
“원래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하지만, 리더십의 톤은 성격 그 자체가 아니라 팀원에게 보내는 반복적인 신호에 가깝습니다.

✔︎ 이 사람 앞에서는 실수해도 되는가
✔︎ 이 사람에게 의견을 말해도 되는가
✔︎ 이 사람은 감정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가

이것들은 목소리의 높낮이나 유머 감각보다, 리더가 어떤 순간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서 만들어집니다.

✔︎ 실수했을 때 바로 평가하는가, 아니면 맥락을 묻는가
✔︎ 의견이 다를 때 표정이 굳는가, 아니면 일단 듣는가
✔︎ 분위기가 어색해졌을 때 농담을 던지는가, 아니면 “지금 말하기 어려우면 나중에 얘기해도 괜찮다”고 말하는가

이 선택들이 쌓여 리더의 톤이 됩니다.

🖊️ “목소리를 바꾸려 하지 마세요”

코치는 자신의 경험 하나를 들려주었습니다.

“제 아내가 아나운서인데요, 한때 ‘톤을 더 밝게 하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고, 웃는 표정을 만들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전달력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순간은 자기 목소리, 자기 톤으로 말했을 때였어요.
사람들이 느끼는 신뢰감이 전혀 달랐거든요.”

🎯 유쾌함을 내려놓자, 조직의 온도가 달라졌습니다

리더는 “유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내려놓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대신, 자신의 진중한 톤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설계하는 리더가 되기로 했고, 다음과 같은 실천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1) 1:1 대화 목적을 ‘업무 점검’에서 ‘안정감 형성’으로 전환

• 그동안 1:1 미팅은 업무 점검 및 문제 피드백 자리였는데,
• 대화의 첫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업무 이야기는 그 다음…
- “요즘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최근에 기분 좋았던 일 하나만 떠올려본다면요?”
•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대화의 공기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2) 피드백 전, ‘사람을 먼저 수용하는 문장’ 넣기

• 행동을 말하기 전에 사람을 먼저 인정하는 피드백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 “○○님이 이 일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는 분명히 느껴졌어요.”
- “이 방향을 선택한 이유는 이해했습니다.”
• 그 다음, 행동에 대한 조정을 이야기했습니다.
- “다만 이 부분은 이렇게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 팀원들의 방어를 크게 줄였고, 피드백 대화가 길어졌습니다. 말이 끊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감정을 정리하는 ‘멈춤’을 습관으로 만들기

• 자신의 진중한 톤이 피곤하거나 압박을 받을 때는 차갑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게 되었고,
• 그래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바로 반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한 템포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가기 전에 표정을 정리하고
- “잠깐만요, 제가 생각을 정리하고 말씀드릴게요.”라고 말하는 연습
• 이 짧은 멈춤은 리더의 진중함을 ‘냉정함’이 아니라 ‘신중함’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4) 비공식 순간을 ‘안전 신호’의 기회로 활용

• 회의실 밖의 순간들도 놓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 회의가 끝난 뒤 “아까 이야기 꺼내줘서 고마웠어요.” 한마디
- 식사 자리에서 업무 이야기를 바로 꺼내지 않기
- 표정이 어두운 팀원에게 “요즘 좀 바빠 보이네요.”라고 먼저 묻기


6. 활력이 아니라, 안정감이 먼저입니다

리더의 작은 행동들은 “여기서는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반복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조직의 활력이 따라왔습니다.

✔︎ 회의에서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늘었고
✔︎ “이건 좀 걱정됩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으며
✔︎ 실수를 보고하는 타이밍이 빨라졌고
✔︎ 1:1 미팅에서 팀원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변화는 다음이라고 했습니다.

“팀이 갑자기 유쾌해진 건 아닌데, 확실히 덜 조심스러워졌어요.”

결국, 리더는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활력’이 사람들을 웃기거나 분위기를 띄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부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다 유쾌한 리더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안전감을 설계하는 리더가 될 수는 있죠.

“나는 여전히 당신을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팀의 분위기, 신뢰, 몰입, 성과를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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