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리더십/마이크로매니징] 성과에만 몰입한 리더가 팀을 다시 믿기까지

By 김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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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30.
리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성과를 내려면 결국 내가 다 챙겨야 해요.”
하지만 모든 걸 직접 챙기기 시작한 순간, 리더십은 오히려 무너집니다.
이 글에서는 한 마케팅 조직의 부서장 ‘A리더’가
‘성과 중심 리더’에서 ‘신뢰 중심 리더’로 전환해 가는 코칭 여정을 바탕으로,
리더가 통제에서 신뢰로 전환하는 리더십의 전환 과정을 보여줍니다.
1. 마이크로매니징의 늪에 빠진 성실한 리더
A리더는 누구보다 성실했습니다.
그는 팀의 모든 일정을 챙기고, 보고서를 직접 수정하며, 하루 12시간 이상 팀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360도 피드백이 계속 낮아졌습니다.
팀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팀장님은 우리가 믿음을 못 받는 느낌이에요.”
• “성과는 나지만, 분위기가 점점 버겁습니다.”
A리더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제가 마이크로매니징을 하고 있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요.”
그의 완벽주의와 책임감이, 팀의 자율성을 막고 있었던 겁니다.
2. 마이크로매니징의 현장 - “성과를 내면서도 팀이 멀어지는 순간들”
회의실에서는 이런 장면이 반복적으로 재현됩니다.
“이 문장은 좀 다르게 써야지.”
리더는 팀원의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하나하나 직접 수정합니다.
묵묵히 보고 있던 직원이 용기 내어 말을 꺼냅니다.
“팀장님, 이건 제가 한 번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잠시 망설이던 리더가 대답합니다.
“좋아요. 그런데 보고 전에 저한테 꼭 검토받아요.”
겉으론 ‘함께 점검하자’였지만, 직원에게는 ‘결국 당신의 판단은 믿지 않는다’로 들렸고, 결국 다음 회의부터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회의에서 리더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 기준으로 다시 정리합시다.”
직원들은 ‘어차피 수정될 거’라 생각하며 최소한의 노력만 들이기 시작합니다.  성과는 여전히 유지되었지만,
팀의 생산성과 주인의식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죠.
회의가 끝날 때마다 이 리더는 자리에 남아 홀로 문서를 고쳤고, 집에 돌아가면 “내가 이 팀을 살리고 있다”는
피곤한 자부심에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다음날 출근길,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왜 이렇게 다들 의욕이 없을까… 나 혼자 뛰는 기분이야.”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매니징의 착시입니다. 
리더는 “팀을 챙긴다”고 느끼지만, 팀은 “리더가 우리를 믿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리더십은 고립되고, 팀의 신뢰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3. 코칭의 전환점 – “성과 50 : 팀관리 50”
첫 코칭 세션에서 그 리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은 하루종일 일만 해요. 그래도 성과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계속 들어옵니다.”
그는 ‘성과’를 리더십의 전부로 믿고 있었지만, 바로 그 믿음이 스스로를 옥죄고 있었습니다.
코치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성과만으로 리더십을 평가받는 게,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 질문이 코칭의 첫 전환점이었습니다.
리더는 잠시 멈췄죠. 성과 압박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처음 돌아본 순간이었습니다.
코치는 리더에게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100% 성과 중심이 아니라,
성과 50%, 팀관리 50%의 시간 비율을 실험해보는 건 어때요?”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여유가 없어요. 위임하면 일이 느려져요.”
하지만 결국 그는 ‘작은 포기 실험’을 수락했습니다. 10가지 중 한 가지 일을 팀원에게 완전 위임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점검해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매니징 전환형 리더십’의 첫걸음이었습니다.
4. ‘통제에서 신뢰로’ - 리더십이 변하는 과정
코칭의 중반부에, A리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이 잘못하면 제 책임인데, 그걸 내려놓는 게 두렵네요.”
리더의 불안은 곧 통제 욕구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나는 ‘작게 포기하기’의 단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했습니다.
단계  | 리더의 행동  | 코치의 개입  | 변화  | 
|---|---|---|---|
① 자각  | “내가 너무 개입하고 있구나.”  | 마이크로매니징의 부작용 피드백  | 자기인식 향상  | 
② 구조화  | “성과와 관리의 비율을 나누자.”  | 50:50 비율 시각화 워크시트 활용  | 리더십 루틴 설계  | 
③ 실험  | “이번엔 맡겨보겠습니다.”  | 위임 후 불안감 점검, 심리적 리플렉션  | 신뢰 경험의 강화  | 
몇 주 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일을 조금 포기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팀의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일의 주인이 되었고, 리더는 “성과가 아니라 관계를 챙기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5. 코칭이 남긴 세 가지 교훈
1️⃣ 리더십도 성과입니다
직접 하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팀의 성과는 유지되었습니다.
‘성과는 내가 만든다’는 신념이 ‘성과는 함께 만든다’로 바뀌었습니다.
이 인식 전환이 리더십 회복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위임은 책임의 포기가 아니다
A리더는 ‘상황적 리더십 델리게이션(Situational Delegation)’을 실험했습니다.
• 역량 높은 팀원에겐 자율과 성과 책임을,
• 경험이 부족한 팀원에겐 구체적 피드백과 방향성을.
이 접근은 팀원별 성장속도 차이를 고려한 위임 리더십으로 발전했습니다.
성과는 개인의 일이 아니라, 조율의 기술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이죠.
3️⃣ 상사를 ‘압박’이 아닌 ‘자원’으로 보기
A리더는 상사 피드백을 늘 “지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코칭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상사를 지원군으로 느낍니다.”
그는 상사의 피드백을 ‘조직적 자원’으로 재해석하며, 자신의 불안을 혼자 짊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상사 레버리지(Leverage Up)’ 전략입니다.
심리학적 해설
1) 통제감 감소 이론(Control Reduction Theory)
리더의 과도한 개입은 불안의 표현입니다. ‘작은 포기’를 통해 통제 욕구를 완화할 때, 리더의 정서적 안정감이 회복됩니다.
2) 자기효능감(Self-Efficacy)
리더가 위임 후에도 팀이 스스로 성과를 내는 걸 경험할 때, “팀을 믿을 수 있다”는 학습이 일어납니다.
이 경험이 ‘리더의 신뢰 근육’을 단단히 만듭니다.
6. 마이크로매니지로 고군분투 중인 리더에게 드리는 3가지 조언
✔ 통제 대신 실험하세요
이번 주, 팀원에게 완전히 맡길 수 있는 업무를 한 가지 선정하세요.
중간 개입을 줄이고 “무엇을 배웠나요?”만 물어보세요.
✔ 성과 루틴 속에 리더십 루틴을 넣으세요
일정에 ‘성과 회의’뿐 아니라 ‘관계 회의’, ‘경청 시간’을 고정하세요.
팀관리 시간을 가시화해야 리더십이 지속됩니다.
✔ 상사를 자원화하세요
불안하거나 방향이 혼란스러울 때, “도와달라”는 요청을 먼저 해보세요.
리더십의 고립은 혼자 만들어집니다.
리더십은 통제의 예술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입니다!
리더는 언제나 불안합니다.
성과를 내야 하고, 팀을 지켜야 하며, 모든 책임이 자신의 이름으로 귀결되니까요.
하지만 진짜 리더십은 통제의 총량이 아니라 신뢰의 총량으로 평가됩니다.
A리더가 깨달은 한 문장은 이랬습니다.
“성과는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믿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