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갈등관리] 무너지는 건 쉽지만, 다시 세우는 건 어려운 신뢰 (1) 핵심 기술

By 김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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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6. 23.
조직에서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팀원 간의 시선 차이, 성과 목표의 충돌, 역할에 대한 오해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리더십은 갈등을 사전에 막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갈등이 발생한 이후, 팀이 다시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전보다 더 건강한 구조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데 있습니다.
갈등 이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팀은 겉으론 평온해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냉소와 단절, 의심이 퍼져나가기 쉽습니다. 이는 협업의 질을 떨어뜨리고, 성과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충돌 이후에도 리더가 신뢰를 복원하는 데 성공한 팀은 오히려 더 강해집니다. 팀원들은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한 팀”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게 되며, 그 경험이 조직의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자산이 됩니다.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How Trust Works》의 저자 Peter H. Kim은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 글에서는 갈등 이후 팀의 신뢰를 회복하는 리더십 전략을 살펴봅니다.
1. 무너지는 건 쉽지만, 다시 세우는 건 어려운 이유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직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기반입니다. 그런데 이 신뢰는 아주 작고 사소한 계기로도 쉽게 무너집니다. 리더가 말한 한 문장, 결정 하나, 설명하지 않은 행동 하나가 팀원들의 마음을 닫게 만들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무너지는 게 쉬울까요?
• 사람들은 '사건'보다 '의도'를 먼저 해석합니다.
• 같은 행동도 '왜 그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 특히 리더의 행동은 팀원들에게 확대 해석되기 쉽습니다.
Peter H. Kim은 이를 '신뢰의 귀인 오류(attribution error of trust)'라고 설명합니다:
"그 사람이 실수했구나"보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해석되는 순간, 신뢰는 감정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굳어집니다. 그리고 이 인식은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뢰는 말이나 사과만으로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 신뢰는 오직 '행동'으로만 회복됩니다.
🖍️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반복되고 일관된 구조 속에서 쌓여야 합니다.
🖍️ 리더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루틴', '습관', '방식'이 필요합니다.
2. 리더가 알아야 할 신뢰 회복의 3가지 실천 전략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지만, 다시 쌓기 위해선 반복되는 실천과 정교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리더가 갈등 이후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재건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신뢰를 흔드는 두 가지 요인 – 역량 부족(ability gap) vs 진실성 훼손(breach of integrity)
• 팀원은 리더의 행동을 그 자체보다, 그 이면의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 해석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 역량 부족(ability gap): 리더가 일을 충분히 해내지 못한다는 인식 — 판단 미숙, 정보 부족, 준비 부족 등
- 예: "이 결정은 제가 충분히 분석하지 않고 성급하게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 진실성 훼손(breach of integrity): 리더가 정직하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식
- 예: "중요한 정보를 고의로 숨겼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 리더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종류의 신뢰를 흔들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복원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 역량 부족이라면, 개선 계획과 학습 의지를 명확히 보여줘야 합니다.
✔ 진실성 훼손이라면,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행동의 일관성이 필요합니다.
2. 감정보다 ‘구조’로 회복하세요
• 신뢰는 말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반복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구조 위에서만 회복됩니다.
✔ 예측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루틴 만들기 (예: 정기 회의, 투명한 결정 공유)
✔ 명확한 역할 재설정과 피드백 시스템 운영
✔ 구성원이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3. 팀원 각자의 감정 해석을 ‘다시 써주세요’
• 사람마다 갈등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릅니다.
✔ 갈등 이후 1:1로 만나 상황을 어떻게 느꼈는지 물어보세요.
✔ “무엇이 가장 불편했는지”, “앞으로는 어떤 방식이 더 나을지”를 함께 이야기하세요.
✔ 오해를 풀고,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는 서사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3. 신뢰 회복 시 유의해야 할 점
신뢰를 회복하고자 할 때, 리더는 다음과 같은 실수를 자주 저지릅니다. 단순히 사과하거나 “이제 잘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뢰는 감정적 위로만으로는 회복되지 않으며, 잘못된 회복 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너무 빠른 사과는 오히려 방어로 해석됩니다.
- 팀원이 느낀 감정의 맥락을 충분히 듣지 않고 사과하는 건, 공감이 아닌 회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구조적 변화 없이 말만 바꾸는 것도 신뢰를 해칩니다.
- 팀원들은 리더가 반복된 패턴을 바꾸는지 여부로 신뢰를 판단합니다.
✔ 모든 문제를 '공감'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 감정적 소통도 중요하지만, 신뢰 회복은 결국 구체적인 시스템과 행동의 변화에서 완성됩니다.
👉 리더는 말보다 구조와 실천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 진정한 회복은 팀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4. 신뢰 회복은 결국 ‘문화’로 이어져야 한다
신뢰는 회유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구조와 행동으로만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갈등을 기회로 전환하려면, 리더는 아래 세 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1️⃣ 나는 지금 반복 가능한 신뢰 회복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2️⃣ 팀원들에게 지금 내 변화가 ‘신뢰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이고 있는가?
3️⃣ 우리는 신뢰를 말이 아닌 문화로 실천하고 있는가?
《How Trust Works》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뢰는 감정이지만, 회복은 설계다."
신뢰는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의 정직한 인식, 구조적인 행동 설계, 반복 가능한 실천이 있다면,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이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