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리더십/조직문화] 원온원, 왜 실패하는가 – 관계 레벨을 모르면 대화는 무너진다

By 김원우

2025. 10. 21.

“교육도 받고, 컨설팅도 받았는데… 왜 여전히 대화가 어렵지?”

요즘 많은 리더가 원온원 교육을 받습니다.
경청 훈련, 코칭 질문, 피드백 기술 — 다 배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팀원과 마주 앉으면 공기가 얼어붙습니다.

리더는 진심으로 묻습니다.

“요즘 힘든 점이 있어요?”
팀원은 머뭇거리다 말합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 순간 리더는 압니다.
이건 대화가 아니라 보고구나…

원온원이 실패하는 이유는
리더가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이미 관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1. 관계가 깨진 상태에서는, 어떤 스킬도 작동하지 않는다

리더십 교육을 통해 많은 리더가 “잘 듣는 법”과 “좋은 질문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관계가 깨어진 상태에서는 그 모든 기술이 공중에 흩어집니다.

리더가 아무리 ‘경청 자세’를 취해도,
팀원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대화는 멈춥니다.

“이미 저 사람은 날 신뢰하지 않아.”
“어차피 결과는 정해져 있을 거야.”

이때 팀원의 뇌는 ‘방어 모드(defensive mode)’로 전환됩니다.
상대가 나를 평가하거나 위협한다고 느끼면,
사람의 뇌는 자동으로 감정적 문을 닫고 사고를 최소화합니다.

즉, 신뢰가 깨진 순간, 대화의 회로도 함께 끊깁니다.
이 상태에서 코칭 스킬을 써도, 질문법을 바꿔도, 피드백 구조를 정교하게 만들어도
그 모든 시도는 ‘형식적인 소통’으로만 남습니다.

결국 리더는 “나는 들었는데 왜 변화가 없지?”라고 혼란스러워하고,
팀원은 “결국 나를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평가하려는 거잖아요.”라고 느낍니다.

2. 관계가 나쁜 팀에서는 ‘대화’가 아니라 ‘심리전’이 벌어진다

리더가 묻습니다.

“요즘 팀 분위기는 어때요?”
팀원은 속으로 계산한다.
“이걸 솔직히 말해도 괜찮을까?”

리더가 웃어도, 팀원은 의심합니다.
칭찬이 나와도, 그 속의 ‘진짜 의도’를 탐색합니다.
이때부터 대화는 흐르는 게 아니라 읽히기 시작합니다.

겉으로는 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의도를 해석하고 방어하는 시간이 됩니다.
리더는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팀원은 “들키지 말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결국, 말은 오가지만, 마음은 멈추죠.
이때의 원온원은 대화가 아니라 관계 단절을 재확인하는 의식이 됩니다.

3. 결국 문제는 ‘대화 기술’이 아니라 ‘관계’다

조직은 종종 원온원이 안 되는 이유를 ‘리더의 대화 스킬 부족’에서 찾습니다.
그래서 코칭 교육을 하고, 피드백 훈련을 하고,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을 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무너진 팀에서는, 이런 시도가 번번이 실패합니다.
문제는 **리더의 기술이 아니라 관계의 온도, 즉 ‘관계 레벨’**에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 레벨이 낮은 상태에서 고난도의 대화를 시도하면,
그건 불신 위에 기술을 얹는 것입니다.
신뢰가 Level 1인데 피드백 언어는 Level 4를 쓰면,
그 대화는 상대에게 ‘소통’이 아니라 ‘공격’처럼 들립니다.

리더십에서 중요한 건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지금 이 관계가 어느 레벨에 있는지를 아는 감각입니다.
Level 1은 방어와 의심의 단계, Level 3은 공감과 협력의 시작,
Level 5는 자율과 몰입의 단계입니다.
같은 말을 해도, 관계 레벨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립니다.

리더의 질문이 따뜻한 조언으로 들릴지,
아니면 감시와 통제로 들릴지를 결정하는 건 — 바로 이 ‘관계’입니다.

4. 관계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대화 방식을 설계하라

원온원을 도입하기 전, 리더는 먼저 관계 수준을 진단해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신뢰·소통·심리적 수용·성장지원의 네 축으로 구성됩니다.
이 4영역 12문항의 짧은 설문만으로도
리더와 팀원 사이의 현재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진단 결과는 단순한 점수가 아니라,
“지금 우리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레벨

관계 상태 요약

핵심 키워드

Level 1
🔴 위축(Inhibited)

불신과 방어의 단계 — 대화 시도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태

신뢰 복원, 감정 인식

Level 2
🟠 불안정(Fragile)

조건부 신뢰의 단계 — 리더의 일관성에 따라 마음이 열리기도, 닫히기도 함

일관성, 공정성

Level 3
🟡 보통(Functional)

신뢰 기반 소통의 단계 — 피드백이 오가고 협업이 가능해짐

피드백, 협력

Level 4
🟢 안정(Constructive)

심리적 안정의 단계 — 리더와의 대화가 성장을 자극함

성장, 학습

Level 5
🔵 파트너십(Partnering)

자율과 몰입의 단계 — 리더 없이도 비전과 방향이 공유되는 상태

주도성, 비전 정렬

대화는 관계의 레벨에 맞춰야 합니다.
Level 1 팀원에게 성과 피드백을 주는 건, 불이 꺼진 방에 불빛을 찾는 일과 같습니다.
그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불을 켜는 것”, 즉 신뢰를 복원하는 대화입니다.

5. 관계 복원의 3단계 플랜: 복원–안정–확장

관계는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듯, 한 번의 대화로 복원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3단계 회복 루틴을 설계해야 합니다.

복원(Repair) – 감정 인정과 사과
: 신뢰가 무너졌다면, 대화의 시작은 ‘해결’이 아니라 ‘인정’입니다.
“그때 내가 그런 말을 해서 불편했죠.”
이 한 문장이 관계를 다시 열어줍니다.

안정(Stabilize) – 일관된 약속과 경청
: 팀원이 리더의 변화를 믿으려면, 한결같음을 보여야 합니다.
말보다 일정, 약속, 행동의 일관성이 신뢰의 증거입니다.

확장(Grow) – 성장을 위한 협력
: 신뢰가 회복된 뒤에는, 피드백과 코칭이 비로소 작동합니다.
이때의 대화는 평가가 아니라 함께 배우는 탐색이 됩니다.

6. 원온원은 관계의 결과물이다

많은 리더가 원온원을 “관계를 만드는 도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원온원은 관계가 만들어진 후에야 작동하는 결과물입니다.

관계가 깨어진 상태에서의 원온원은
대화의 형식을 흉내 낸 ‘절차’일 뿐입니다.
관계가 회복된 후의 원온원은
서로의 성장과 몰입을 이끄는 ‘에너지’가 됩니다.

리더라면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사람은 지금,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 질문이 바로,
원온원의 진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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