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문제해결력] 신속한 문제 원인 파악 및 해결책 제시 (1) 핵심 기술

By 김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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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29.
리더의 하루는 수많은 문제와의 마주침으로 시작되고 끝납니다. 고객 불만, 일정 지연, 팀 간 갈등, 의사결정의 충돌까지—이 모든 문제를 단순히 '사건'으로만 보고 있다면, 우리는 그 반복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많은 리더가 이런 문제에 대해 빠르게 반응하지만, 같은 문제가 또 다른 방식으로 반복되곤 합니다.
중요한 건 '빠르게 해결하는 능력'만이 아닙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문제를 정확히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서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현상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그 아래 숨어 있는 시스템적 원인을 파악하고 변화시키는 사고 방식—바로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The Fifth Discipline》의 저자 Peter Senge가 제시한 시스템 사고의 관점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리더십 전략을 제안합니다.
1. 현상이 아닌 구조
문제 해결의 관점을 바꾸는 시스템 사고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리더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습니다. 바로 '문제를 눈앞에 드러난 사건이나 현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이 문제를 보면 곧바로 원인을 추측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단기적인 땜질일 뿐, 유사한 문제가 다른 모습으로 반복되기 쉽습니다.
예컨대 고객 클레임이 증가했다고 해서, 단순히 CS팀 교육을 강화하거나 보상 정책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클레임이 왜 반복되는가?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는가? 그 근본에는 어떤 의사소통, 구조, 인센티브 문제가 숨어 있었는가?
시스템 사고는 문제를 "현상이 아닌 구조"로 보도록 돕는 관점을 제공합니다. 다시 말해,
• 이 문제가 어떤 구조적인 맥락에서 생겨났는지,
• 문제 사이에 어떤 순환이 존재하는지,
• 변화시켜야 할 지점은 어디인지 를 파악하는 훈련입니다.
2. 핵심 관점
1. 눈앞의 사건 말고, 반복되는 흐름을 보자
•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드러난 사건에만 집중합니다.
• 하지만 같은 일이 자꾸 반복된다면 그 안에 숨겨진 흐름(패턴)과 시스템적 원인이 있다는 뜻입니다.
• 예: 직원이 자꾸 늦게 출근한다면, 단순히 게으름 탓이 아니라 애매한 출근 규정, 리더의 방관, 팀 분위기 문제 등이 반복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2. 문제는 돌고 돈다 – 순환 구조를 찾아보자
• 많은 문제는 한 번 생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원인과 결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 예: 성과 하락 → 리더 불신 → 자율성 감소 → 동기 저하 → 다시 성과 하락.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3. 고치는 데 효과적인 지점을 찾아야 한다
• 시스템 안에서 어디를 건드리면 가장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 모든 걸 바꾸는 게 아니라, 핵심 지렛대(레버리지 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예: 고객 불만이 많다고 해서 보상만 늘리면 반복됩니다. 초기 제품 설계 단계에서 고객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게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사고를 도입한 한 글로벌 제조 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품질 문제를 단순한 공정상의 이슈가 아닌, 부서 간 협업과 인센티브 구조의 문제로 파악하여 근본적인 조직 재설계를 단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속도는 느려졌지만, 재발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3. 개인 차원의 실천 전략
1. '왜?'를 다섯 번 묻는 습관 만들기
✔ 대부분의 문제는 첫 번째 이유가 진짜 원인이 아닙니다.
- 문제가 생겼을 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를 다섯 번 반복해서 물어보세요.
- 예: 납기 지연 → 생산 오류 → 설계 변경 미반영 → 커뮤니케이션 오류 → 애초 일정 입력이 늦었음.
✅ 이처럼 깊이 들어가야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려보자 – 루프 다이어그램 만들기
✔ 복잡한 문제는 말보다 그림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를 '행동 → 결과 → 다시 영향을 주는 피드백' 형태로 간단하게 그려보세요.
- 예: 실적 저조 → 상사의 압박 증가 → 팀 스트레스 → 실적 더 나빠짐 → 악순환.
✅ 이런 루프를 시각화하면 어디서 끊어야 할지 보입니다.
3. 하나로 통합된 해법을 찾아보자
✔ 복잡한 문제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 이해관계자(고객, 다른 팀, 상사 등)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해결안을 찾아야 합니다.
- 예: A팀과 B팀이 충돌할 때, 둘 중 하나를 택하기보다 "두 팀이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는 공동 목표"를 설계해 보세요.
✅ 갈등을 없애기보다 '다른 관점을 연결'하는 게 핵심입니다.
4. 조직 차원의 실천 전략
1. 구조 중심의 문제 진단 회의 만들기
• 회의에서 단순히 문제 상황만 나열하지 않고, 왜 반복되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 회의 전에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었는가?' 질문 리스트를 사전에 배포합니다.
• 정기 회의 안건에 '구조 분석' 항목을 넣고, 팀이 직접 구조를 진단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 루프 다이어그램을 조직의 언어로 만들기
• 반복되는 문제를 그림으로 시각화하는 공식 템플릿을 제공합니다.
• 각 팀이 월 1회 '행동 → 결과 → 피드백 → 반복' 구조를 다이어그램으로 제출합니다.
• 시각화 결과는 슬랙, 구글 드라이브, 위키 등에서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3. 문제 해결 경험을 조직 학습 자산으로 전환하기
• 문제 해결 과정을 '문제-구조-실험-결과-교훈' 구조로 문서화합니다.
•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 사례도 아카이브화해 다음 팀이 쉽게 참고할 수 있게 합니다.
• 사내 위키, 사례집, 주간 브리핑 등에서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학습 세션을 운영합니다.
이런 구조 중심의 문제 해결 문화가 자리잡을수록, 조직은 일회성 땜질 대응이 아닌, 반복 가능하고 학습 가능한 복원력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조직의 문제 해결력을 높이려면, 리더부터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보다, "어떤 구조가 이런 일을 반복하게 하나?"를 묻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단기 대응이 아닌 장기 지속성을 확보하는 문제 해결력은,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훈련에서 시작됩니다.
5. 실천 포인트 요약
1️⃣ 문제를 '현상'이 아니라 '구조'로 인식하는 습관 만들기
•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저 드러난 사건만 보지 말고, 그 아래 있는 반복 패턴과 구조를 추적하세요.
• 이는 근본 원인을 찾는 시작점입니다.
2️⃣ 반복되는 문제를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려보기
• 피드백 루프를 시각화하면, 어떤 요소가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고 반복을 유도하는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루프 다이어그램은 직관적인 문제 분석 도구입니다.
3️⃣ 개인의 통찰을 팀의 루틴으로 확장하기
• 개인의 문제 인식 방식을 문서화하고 팀 회의나 위키 등을 통해 공유하세요.
• 팀 전체가 함께 구조적 문제 해결법을 적용하면 조직 학습이 가속화됩니다.
이제 리더는 '빨리'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해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구조를 바꾸는 질문에서 진짜 해결이 시작됩니다. 문제의 '사건'만 보지 말고, '구조'를 보려는 시도부터 시작해 보세요. 그리고 그 시도가 루틴이 되고, 문화가 되면 조직은 더 단단해집니다. 문제 해결은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것이 오늘날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력입니다.